2013년 새해도 오기 전에 2월 4일자로...

사랑하는 동생 우현이가 자살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로써 내 주변에서 자살로 떠난 사람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원이를 시작으로...... - 난 성재형이 절대 자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다...

진실이 누나와 그 식구들 소식을 들었을때는 뭐라고 말알 수 없는 싸늘한 기운까지 돌았었다......

그리고... 재환이형, 광석형, 용하, 동하... 특히 친하게 지냈던 재환형이나 동하의 죽음은 너무나 씁쓸하고 쓸쓸한 소식이였다. 


동하는 죽기 며칠전 전화해서 꼭 술 한잔 하자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 때의 그 기분이 다시 되살아나는 기분이다.

성재형, 동하, 재환형 모두 술한잔 하자는 전화를 약 한두달 전에 받았었다.

특히 성재형의 메세지... 서울에 가면 동생아 소주한잔 하자는 그 말이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듯이....


우현이 역시 술도 안마시는 놈이 자주 맥주한잔 하자고 전화 왔었다.


몇달전에 홍대에서 마지막으로 맥주한잔 하고... 그 이후 그 녀석이 전화 오곤 했을때

나는 뭐가 그리 바빠서 만나질 못했나싶다. 그게 못내 후회되고 계속 눈물이 나는 까닭이다. 


어쩌면 내가 그 친구들이 불렀을 때 나갔었다면 이런 사고가 없지는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난...자살을 근본적으로 찬성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상황일 수 있다는 생각은 떨칠수가 없다.


자신의 선택으로 유명을 달리하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돈 때문에... 우울증 때문에... 삶을 포기할 만큼 힘들어본건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오늘은 생각이 많아진다.


녀석... 마지막 한잔 마시고 있었을때의 기분을 생각하다보면 가슴이 아파서 견딜수가 없다.


나는 녀석을 영원히 기억하고자 한다.


이 녀석은 내 친동생과 동갑. 내가 우연히 널 만나서 우현이냐고 장난 쳤던... 참 잘생긴 동생.

우현이는 언제나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어 했고, 밴드를 지향했고, 드럼을 심하리만큼 사랑했다.

술은 입에 대지도 않았지만... 떠나기 몇개월 전부터 조금씩 마시기 시작했었다.

소심하고 여린 친구지만 새로운 사람들과의 자리에선 빛이 나고 마음씨 착한 그런 사람이였다. 


우현이는 태국에 다녀온 이후부터 나에게 줄곧 따듯한 나라에서 밴드생활 하고 싶다고 말했었다. 그게 우리나라 시장보다 더 먹고 살만한 시장인 것 같다고 했으며, 각박한 서울보다는 태국이 좋다고 했다. 내가 영화를 필리핀에서 촬영한다고 했더니 자기도 데리고 가라고 때쓰는 모습을 생각하면 아직도 이녀석... 살아있는 것 같다.


전화를 해봤다. 받지 않는다.

어차피 녀석의 목소리를 전화를 통해 들을 수 없겠지만...


우현아...

뭐가 그렇게 힘들었냐.

다 비슷하잖아. 우리 음악하는 새끼들. 

조금만 더 참지 그랬어. 


니가 그렇게 원하는 동남아 쪽에서 밴드도 하고 맥주도 마시고

같이 늙어가면 되잖냐. 뭐하러 빨리 가버린거냐...


하늘나라 가서도 드럼 칠거냐?

그 빌어먹을 밴드 또 할 생각인거냐?


그땐 꼭 같이하자.

우리 약속했던대로... 멋진 밴드 만들어보자.


잘가라 동생아.




+ Recent posts